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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th 기획전 Insight of Painting - 구하우스 회화 컬렉션 살펴보기 2023. 11. 22 ~ 2024. 04. 30
ARTIST
지히 Jihi
1987~, 한국/Korea
지히는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프랑스에서 언어를 공부했다. 인간의 관계에서 필수적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소통의 모습들을 팝아트 형식으로 나타낸다.
ARTWORK
Romantic Words, 2019, Oil pastel on panel, 162×130cm
지히의 작품의 주제는 ‘소통’으로, 이는 프랑스에서의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기인한다. 타지에서 소통의 한계를 느끼고, 이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캔버스와 소통하는 작업을 하며 성찰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 지히는 인간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소통의 형식을 기존의 언어가 아닌 색채, 함축적 기호, 텍스트라는 작가만의 필터를 거쳐 표현한다. 그중에서도 두툼한 브이(V)자형 윗입술과 작은 아랫입술이 겹쳐진 입술 형상 은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로 말하는 인간을 상징한다.
작가가 입술, 하트, 알파벳 등의 기호나 도상에서 주목한 것은 점(點)과 선(線)인데, 점은 언어, 선은 생각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작가의 작품에서 팝아트 느낌이 짙게 느껴지는 것은 화려한 색채의 영향이다. 삼원색으로부터 파생된 화려한 색채들이 감정이나 느낌 등의 정서를 대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빨강은 욕망, 노랑은 순수한 감정을 의미한다.
작가는 내면을 풍요롭게 쌓아야 좋은 관계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성찰의 시간을 통해 자신과의 소통을 이어갔고, 그 시간들은 내적 성장과 결부되었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실수나 자기 합리화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성찰로 치환되며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고 말한다. 작가는 기술의 발전으로 비대면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소통의 양은 증가했지만, 질은 더 얕고 가벼워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소통에 대한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