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Exhibition


15th 기획전   Chantal Joffe: Family Lexicon - 샹탈 조페 : 가족의 언어    2022. 8. 24 ~ 2022. 12. 11


구하우스 미술관은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샹탈 조페(Chantal Joffe, b.1969)의 한국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 《샹탈 조페: 가족의 언어》을 개최한다. 작가 개인과 그녀의 삶을 이루는 가까운 여성들을 소재로 한 2010년대 중후반부터 2022년 신작들을 선보인다.


조페는 자신과 가족, 가족만큼이나 밀접한 관계의 친구들을 담은 초상화를 선보인다. 작품의 인물들은 작가와 일상을 공유하며 친밀한 관계를 맺어 온 여성들이다. 작가는 각 작품에 그려 넣은 사람을 다정하게 부르듯이, 그들의 이름을 작품명 새겨 넣는다. 작품명에 자주 등장하는 ‘에스메(Esme)’는 딸의 이름으로, 그녀가 태어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성장을 기록하듯 자라는 순간들을 그림으로 남겼다.


작가는 딸의 성장을 기록할 뿐 아니라, 더불어 노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함께 그려낸다. 발가벗은 몸을 웅크리고 있는 조페와 그 뒤로 얼굴을 비추는 딸 에스메를 그린 <오징어와 고래> 연작은 모녀간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은유한 작품이다. 작품명은 동명의 영화 <오징어와 고래>(2005)에서 착안한 것으로, 영화는 부모의 이혼 후 변화한 가정과 아이들의 생활, 가족 간 애증이 교차하는 감정선을 그린다. 샹탈 조페의 <오징어와 고래> 또한, 모녀가 몸을 맞댄 채 가까이 붙어 있지만 서로가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로, 친밀하고도 먼 모녀 사이를 암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일상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집 같은 미술관 구하우스의 《샹탈 조페: 가족의 언어》 전시는 가족들이 모여 시간을 함께 하는 ‘리빙룸’을 빈티지 가구와 오브제로 꾸민 공간으로 시작된다.


샹탈 조페의 인물화를 바라보며 친밀함을 느끼는 것은 작품의 인물들에게 나 자신과 나의 가족을 견주어 보면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공유되는 경험을 가늠해보는 데서 기인한다. 우리가 만난 적 없는 샹탈 조페와 그녀의 친밀한 존재들의 초상을 마주하며 마음이 동요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안에서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보기 때문이다.

샹탈 조페  Chantal Joffe


1969~, 영국/UK